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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ce News[언론보도] 변호사들이 만든 IJM…피해자 구출 넘어 ‘사법체계’ 바꾼다

2026-07-09

민준호 IJM코리아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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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호 IJM코리아 대표는 “범죄 피해자를 구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범죄가 반복되지 않는 사법체계를 만드는 것이 IJM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건송 기자


전 세계인의 식탁에 흔히 오르는 냉동새우. 이 익숙한 식재료 뒤에 ‘아동 착취’가 숨어 있던 시기가 있었다. 2010년대 중반까지 태국의 일부 새우 가공시설에서는 아동들이 하루종일 새우 껍질을 까는 강제노동에 동원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IJM(International Justice Mission)은 미국 국무부·월마트 등과 협력해 태국 정부를 압박했다. 국제사회의 대응 촉구와 대형 유통사의 구매 중단이 이어지면서 태국 정부는 공급망 실사와 제도 개선에 나섰고, 아동 강제노동의 관행은 크게 줄었다.


IJM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997년 미국에서 설립된 국제 인권단체다.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인신매매, 강제노동, 온라인 아동 성착취 등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범죄에 맞서왔다. 피해자를 구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찰·검찰·법원 등 각국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바꾸고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도 한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 29개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한국 법인인 IJM코리아는 2020년 설립됐다. 최근에는 온라인 인권 문제인 ‘디지털 세이프티’ 캠페인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난 민준호 IJM코리아 대표는 “‘자유’와 ‘인권’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없는 사람’을 돕는 일


Q. IJM이 하는 일이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진다.


A. “IJM 이름에는 ‘정의’를 뜻하는 저스티스(Justice)가 들어 있다. 한국에서는 이 단어가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의미로 해석될 때가 있다. IJM이 말하는 정의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생존과 보호, 노동과 자유처럼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기본권에 관한 이야기다. 난민이나 인신매매 문제도 한국 사회가 더 책임감을 갖고 바라봐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Q. 이유가 뭔가.


A. “6.25전쟁 때 난민이 아니었던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모두가 자유를 빼앗겼다. 그런 역사를 경험한 세대가 아직 생존해 있는 나라에서 젊은 세대가 노예와 난민, 자유와 인권 문제에 너무 안일한 건 아닐까. 영미권은 국가 형성의 역사 속에 노예무역과 노예해방, 시민전쟁이 연결돼 있어 어릴 때부터 관련 내용을 배운다. 그래서 ‘과거의 노예 문제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연결고리를 떠올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Q. IJM은 왜 ‘사법체계’를 바꾸는 데 집중하나.


A. “개발도상국의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구출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IJM은 더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왜 피해자가 계속 생기는지, 왜 같은 범죄가 반복되는지를 묻는다. 결국 국가 시스템의 부재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IJM은 법을 만들고, 경찰과 검찰 등 각 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Q. 피해자에게 당장 도움이 될까.


A. “사법체계 강화는 피해자들이 느끼는 근원적인 공포를 해결하는 일이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당장의 폭력만이 아니다.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공포다. 사법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은 ‘당신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도 누군가 듣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다.”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간 인신매매


Q. 최근 디지털 세이프티에 집중하는 이유는.


A. “디지털 범죄는 기존 범죄보다 확산 속도와 범위, 피해 대상이 폭발적이고 무차별적이다. 과거에는 범죄가 확산되는 속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범죄는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도 내려갔다. 과거 성매매나 성착취 피해자는 주로 청소년이나 성인 여성이었다면, 지금은 4~5세 아이들까지 피해자가 되고 있다. 매우 충격적인 변화다.”


Q. 디지털 세이프티 생태계에서 IJM은 어떤 역할을 하나.


A. “IJM의 주축은 변호사 그룹이다.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도록 정책 개선을 지원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실질적으로 수사와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필리핀이 대표적이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필리핀에서는 온라인 아동 성범죄자를 체포해도 훈방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법으로는 아동 대상 성범죄를 처벌하려면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는 증거가 필요했다. 가해자들은 ‘화질이 나빠 어른인 줄 알았다’ ‘직접 만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빠져나갔다. IJM은 필리핀 검찰청, 대법원 등과 연계해 관련 법이 강화되도록 도왔고 이제는 온라인 아동 성착취 범죄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생겼다.”


Q. 한국 기업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A. “한국은 삼성 갤럭시를 생산하는 나라이고, ‘라인’ ‘카카오톡’ 등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메신저 플랫폼도 갖고 있다. 한국이 가진 기술력과 플랫폼만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세이프티는 ESG 흐름과도 연결된다. 한국은 아직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이 몰려 있다. 선진국에서는 코로나 전후로 ‘S’, 즉 소셜 카테고리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동 문제, 공급망에 투입되는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문제가 포함된다. 한국은 반도체, 금융, IT에서 세계적인 위상을 갖고 있지만 그 위상에 비해 책임감은 약한 것 아닌가 하는 시선이 있다. IJM코리아는 한국의 금융·IT 기업들이 디지털 세이프티와 온라인 성착취 방지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출처:중앙일보, 최지은 기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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